공짜노동 부추기고 농협에 아무런 실익이 없는

택배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

1일 MBC 뉴스는 농협이 농민을 위한 택배 서비스라고 하면서 택배사업에서 백마진을 챙겨 농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택배업계의 백마진은 택배사·택배노동자·유통사 간 물량 확보와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건당 얼마씩 현금 또는 택배비를 깎아주는 형태 등으로 행해지고 있다.

택배사업은 택배노동자의 물류배송비와 유류대, 택배 대리점의 물품분류 및 관리 등에서 비용이 발생 할 것이다. 농협택배는 지금 택배 대리점 역할을 하고 있고 쌀·무·배추 등 다른 택배사에서 잘 취급하지 않는 20KG 이상의 중화물을 다른 택배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MBC 뉴스는 이런 농협의 택배 물류 분류·관리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을 두고 택배 백마진이라며 낙인을 찍었다. 쿠팡·한진·CJ 등 공룡택배사들의 횡포와 백마진은 모른채하고 왜 유독 농협택배를 문제 삼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시중 택배사들이 꺼리는 중화물을 취급하며 농촌 현장에서 직접 택배 수거까지 하며 더 저렴하게 운영하면서 드는 비용을 두고 어떻게 백마진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것도 택배물 접수만 하는 농협이 택배사와 짜고 몰래 챙겨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농협의 노동자들은 하루종일 쪼그리고 앉아 송장을 붙이고 등에 쌀포대를 이고·지고 나르느라 한겨울에도 땀이 비오듯 나고 있다. 괜히 택배 상하차 알바를 극한의 알바라고 하겠는가. 그 노동에는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농협은 20KG까지 일괄 4천원이지만 다른 택배사들은 7천원에 접수하고 있는데 그럼 7천원에 운송하는 택배사의 백마진은 과연 얼마라는 말인가.

사실 농협택배 사업은 농민들에게는 무척 좋은 서비스이겠으나 우리 노동자에게는 공짜노동과 갑질에 시달리게 하고 농협 경영에도 아무런 이득이 없고 오히려 손실만 끼치는 사업이다. 농협택배는 농협택배의 택배기사를 두고 있지는 않고 농협경제지주사의 자회사인 농협물류가 전국 1,118개 농·축협을 상대로 위·수탁 업무약정을 맺고 농협택배의 택배비 가운데 농협물류가 20% 가져가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식회사 농협물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전산망 계통 수수료 및 중계료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농·축협 입장에서는 백마진이 아니라 다른 택배사보다 더 저렴하게 중화물을 취급하는데다가 다시 주식회사 농협물류에 운영비를 뜯기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건비도 안나오는 농협택배 사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공약하고 있는 농협의 유통혁신이라는 것도 결국 전국적 네트워크망인 농·축협이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의 강압에 사업은 잘되고 있다. 농협물류를 통해 가만히 앉아서 수수료를 챙기는 재미도 솔솔할 것이다.

또 농협택배의 경우 한정된 노동력을 이용한 농·축협 조합장의 선심성 사업이라는 문제가 있다. 농협은 택배사업의 전문성이 없고 택배물품의 수취·분류·처리 등의 과정을 보면 적자사업일 수밖에 없는데 조합장들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농민조합원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종의 매표행위라 볼 수 있다. 조합장들의 매표행위로 조그마한 농·축협 지사무소에 하루에 1,000건 이상의 택배물품을 처리하기 위해 노동자는 자신의 업무도 못하고 택배사업에 모든 직원이 총동원될 정도이다.

쥐어 짜다짜다 이제 농협택배로 농·축협 노동자들은 황태가 될 지경이다. 농협택배 사업의 과중한 노동은 노동자들을 시들어가게 하고 있고 공짜노동과 갑질이 판치게 하고 있다. 농협은 택배사업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고, 노동자들은 죽어나가고 있다. 농협 택배 사업을 하면 할수록 농협중앙회는 공짜 수수료에 입이 찢어지고 농·축협 조합장들은 다음 선거에서 표를 더 받을 것 같아서 흐믓해 하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농협에도 손해인 이런 농협택배 사업 왜 하는가. 농협중앙회만 배 불리고 농협에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농협택배사업 당장 중단하라.

2021.3.3.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