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와해를 위해 인격살인을 서슴치 않는 수원축협을 규탄한다

새해 벽두부터 우리는 올 한해 노동조합의 투쟁과 수원축협 해고자 원직복직투쟁 승리를 다짐하기 위해 여기 수원축협 앞에 섰다.

더디고 거꾸로 가기도 하지만 우리사회는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로 한발자욱씩 나아가고 있다.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가 시행되었고, 관공서 공휴일 민간 적용이 단계적으로 시행되게 되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으로 산업재해 책임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육아휴직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었고,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재벌과 기업의 요구에 누더기가 된 반쪽짜리 법문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투쟁으로 쟁취한 소중한 성과들이다.

그런데 여기 수원축협은 우리 사회의 거대한 흐름과는 달리 여전히 전·근대적 노무관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합장 말 한마디에 설설 기어야 하는 직장, 법과 절차도 무시한 채 조합장 독단적으로 뭐든 처리할 수 있는 직장인 수원축협은 30년을 넘게 이 조합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한 노동자에 대해 신상털기와 아니면 말고 식의 익명의 제보에 의존해 징계해고를 단행한 것이다.

무려 30년을 넘게 일한 노동에 대한 댓가가 이토록 잔인한 방법을 동원한 징계해고라니 이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것도 모자라 축협측은 이후에도 계속 음해성 소문을 퍼트리고 마치 뭔가 커다란 비리가 있는냥 몰아세우며 사람의 인격을 짓밟고 있다. 인격살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왜 이토록 잔인한 징계해고를 단행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징계해고의 배경을 찬찬히 살펴보면 수원축협 장주익 조합장의 의도를 알 수 있다. 노·사간 큰 쟁점이 없던 사업장이었으나, 조합장의 갖은 비리의혹과 이를 폭로하려는 노동조합이 조합장에겐 눈엣가시와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기 위해 누가 봐도 무리한 징계해고를 단행한 것이다. 이 징계해고는 노동조합 와해를 목적으로 하는 범죄행위다.

지금 수원축협은 공포정치의 와중에 있다. 지부장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조합측이 보여준 신상털기식 징계해고는 누구든 걸리면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수원축협 장주익 조합장은 고용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노동자에게 살인행위나 다름없는 해고를 단행하면서 인격권을 침해하고 모욕하고 노동자간 불신을 조장하며 노동조합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지난 노동조합 운동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역사는 사용자와 노동자간 투쟁의 역사였고, 각성한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악랄하고 치졸한 온갖 방법들이 동원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노동조합은 패배했고 어떤 노동조합은 사측의 탄압을 뚫고 민주노조를 지켜냈다.

수원축협 노동자들 역시 사용자인 장주익 조합장의 무리하고 야비한 노동탄압과 반인권적 범죄행위에 맞서 떨쳐 일어나게 될 것이다. 수원축협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하고 있고 훨씬 더 긴 미래를 위해 우리 노동자들은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선택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와해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장주익 조합장의 범죄행각에 대해 단호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에 우리는 수원축협지부장에 대한 부당해고 철폐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수원축협 부당해고 철폐 투쟁에 끝까지 함께한다.

하나. 우리는 수원축협의 부당노동행위를 뚫고 민주노조 사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한다.

하나. 우리는 수원축협 노동자들의 대단결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한다.

2020. 1. 6.

수원축협 부당해고 철회,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간부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